전성기 잃은 제갈량의 안타까운 추락

왕자영요 의 정글 아이템 시스템이 통합되면서, 한때 ‘마법 계열 정글의 영광’이라 불리던 제갈량은 MCW 전문가의 표현대로 정글 구역에서 사실상 퇴출됐다. 미워하는 감정은 결국 자기 손해라는 말처럼, 이번 정글 조정은 중장형 양옥환을 견제하기 위한 변화였지만, 그 여파는 제갈량, 미월, 항아, 사공진 같은 영웅들에게도 고스란히 미쳤다. 원거리 마법사들은 사냥 패시브 효과를 절반만 적용받게 되어, 정글링 효율이 현저히 떨어지고 캠프 클리어 시간이 평균 5초 이상 지연됐다.

MCW 센터의 실제 측정에 따르면, 제갈량은 중단 복귀를 유도하기 위해 1스킬의 충전 횟수가 1회에서 2회로 증가되었지만, 동시에 2스킬은 3회에서 2회로 줄어드는 너프를 받았다. 겉보기엔 균형을 맞춘 것 같지만, 실제 게임에서는 중단이든 정글이든 제갈량의 입지는 여전히 불안정하다. 중단에서 라인 주도권이 없는 상태에서 단순히 1스킬 횟수를 늘린다고 해결되는 건 아니다. 초반 데미지도 약한데다 패시브를 쌓기 위해서는 위험을 감수해야 하며, 강력한 법사들과의 라인전에서 밀릴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확실한 군중제어기조차 없고, 궁극기를 활용해 전장을 돌며 킬 관여를 노려야 하는 구조 자체가 매우 불안정하다.

제갈량이라는 영웅은 단순히 체력이 낮은 적을 마무리하는 역할로는 제 기능을 발휘하기 어렵다. 대부분의 실전 상황에서는 그런 마무리 기회 자체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제갈량의 핵심 전략은 초반 경제 격차를 이용한 압도적인 폭딜이다. 적의 마법 저항 아이템이 나오기 전에 상대를 제압해야 승산이 생긴다. 만약 상대와 비슷한 성장 속도를 유지한다면 제갈량은 뚜렷한 우위를 가질 수 없다.

한때 정글에서 활약했던 시절이 무색하게, 이제는 그저 빛바랜 추억이 되어버렸다. 특히 정글 아이템의 조정은 원거리 마법사인 제갈량에게 너무나도 불리하다. 원래도 정글 클리어 속도는 느린 편이었고, 전통적인 정글 챔피언들과 비교해 경쟁력이 부족했다. 이제는 그나마 있던 성장 속도마저 떨어졌다. 정글에서 쓰려면 반드시 명세은(밝은 안개)과 같은 버프형 서포터와 함께해야 겨우 초반 궤도에 오를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경기 주도권을 가져오기 어렵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또 다른 문제가 생긴다. 만약 명세은을 기용하면, 사이드라인에서는 반드시 이니시에이팅이 가능한 탱커를 보충해야 하고, 만약 전투형 사이드 영웅이 들어오면 전체 팀의 내구성이 부족해진다. 한편 1, 2스킬이 모두 2회로 조정되면서 1스킬을 통한 패시브 중첩은 조금 수월해졌지만, 2스킬은 이동 거리가 줄어들어, 추격·회피·궁극기 각도 조절 모두 예전만큼 자유롭지 않다.

결국 제갈량은 중단이든 정글이든 높은 성장과 팀원 의존도가 매우 큰 영웅이다. 기동성은 좋지만, 기본적으로는 종잇장 같은 마법사라서 폭딜형 암살자가 달라붙으면 대응하기가 쉽지 않다. 생존력이 낮다는 단점은 여전하며, 공식 통계에 따르면 제갈량은 출현률, 승률 모두 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일반적으로 출현률은 높고 승률이 낮다면 유저 층이 넓다는 의미고, 출현률은 낮지만 승률이 높다면 일부 고수들이 승률을 끌어올리는 구조다.

그러나 제갈량처럼 출현률과 승률 모두 낮다면, 그 영웅은 현재 메타에서 완전히 도태됐다고 볼 수 있다. 아무리 고수라도 외면하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시대가 바뀌면 강했던 영웅도 약화되고, 패치에 따라 메타는 계속 바뀐다. 영원한 1티어도, 영원한 벤치워머도 없다. 누군가를 묵묵히 응원하는 것조차 큰 덕이 되는 법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한 시대를 풍미했던 마법 암살자 제갈량은 지금 이 순간 MCW 전문가들의 말처럼 하위권 영웅의 길로 빠르게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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